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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없는 집에서 식물 키우면서 알게 된 것

by somewhere_querencia 2026. 2. 8.

작은 창속 식물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던 식물 생활

식물을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는, 솔직히 말해 가능한 환경이나 잘 자라는 식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햇빛이 얼마나 필요한지, 물은 얼마나 자주 줘야 하는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눈에 예쁜 식물들을 하나둘 집으로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고, 식물이 필요한 조건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때 나에는 식물을 잘 키운다는 것보다, 코라나로 인해 집 밖에 못 나가던 시기에 집 안에 살아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물 선택의 기준도 오로지 외형과 나의 개인적인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식물마다 필요한 환경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떤 식물은 환경과 크게 상관없이 잘 자랐고, 어떤 식물은 눈에 띄게 힘들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차이를 보면서 처음으로 ‘식물도 각자 필요한 환경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햇빛이 부족한 우리 집 환경

몇번의 시행착오를 겪은 후 집 환경을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 집은 2층임에도 불구하고 구조상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해가 낮고, 창문 방향도 제한적이라 낮에도 집 안이 밝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항상 등을 켜고 생활했죠. 창문 방향이 한정적이다 보니, 하루 중 잠깐 들어오는 간접광이 전부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식물 관련 글이나 영상을 찾아보면 대부분 햇빛이 잘 드는 창가를 기준으로 설명되어 있었고, 그 기준에 우리 집을 대입해 보니 여러모로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단순히 예쁜 식물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 환경에서도 버틸 수 있는 식물이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로 식물 관련 자료와 영상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혼란스러웠지만, 여러 내용을 보다 보니 공통적으로 반복되는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빛의 양, 물 주기 간격, 그리고 실내 환경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 정보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 집 환경에 하나씩 대입해 보며 실험하듯 적용해 보았습니다. 물 주는 횟수를 줄여보기도 하고, 식물의 위치를 바꿔보기도 하면서 반응을 지켜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비로소 우리 집과 잘 맞는 식물 유형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식물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무언가를 더 해주려 하기보다는, 식물이 보내는 신호를 읽으려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관찰하며 생긴 나만의 기준

물을 주는 기준 역시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흙이 겉보기에는 말라 보여도 바로 물을 주지 않고, 화분의 무게나 흙 속 상태를 직접 확인했습니다. 햇빛이 적은 환경에서는 흙이 마르는 속도 역시 느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만큼 바라도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선풍기도 틀어주고, 날씨가 좋은 날엔 창문을 열어 환기도 자주 시켜주었습니다. 
식물의 위치도 자주 옮기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루 중 잠깐이라도 간접광이 들어오는 자리, 바람이 너무 세지 않은 공간을 기준으로 자리를 정하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 결과 식물들은 서서히 그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잘 성장 해 주었습니다. 물론 적응 못하고 별이 된 식물들도 참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자책도 많이 했지만 그 대신 남은 식물에게 더욱 신경 쓰기로 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점은, 식물마다 고유하게 갖고 있는 특성이 다 다르며 환경이 진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 집에 잘 적응한 식물들

아쉽게 떠나보낸 식물을 제외하고는 그래도 몇몇 식물들은 생각보다 무난하게 잘 자라주었습니다. 스킨답서스는 빛이 많지 않은 공간에서도 잎 상태를 잘 유지했고, 테이블야자는 실내 환경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큰 문제 없이 새순도 많이 자라났습니다.
스파트필름은 잎의 상태로 물 부족을 알려주어 관리가 비교적 수월했고, 호접란 역시 직사광선을 피한 환경에서 천천히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환경에 구애없이 잘 자라는 식물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식물도 사람과 같이 다 다르구나를 알게 되면서 조금도 예민한 식물도 잘 키워보고 싶은 의욕도 생기긴 했습니다. 

 

식물이 알려준 것들

햇빛 없는 집에서 식물을 키우며 알게 된 것은 단순한 관리 방법만은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그리고 느리게 가더라도 멈추지 않고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리도 다 때가 있다는것과 각자의 생존방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식물은 내 삶의 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 문제들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조금씩 건네주었습니다. 그래서 이 블로그에는 식물과 함께한 경험과 그 안에서 느낀 변화들을 천천히 기록해보려 합니다. 

 

이 글이 비슷한 환경에서 식물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